인공지능 앞에서 다시 쓰는 마음의 말들
지각, 이해, 의식 — 사람에게만 있다고 여겨온 개념들을 기계 앞에서 다시 묻는 글들.
- 약 6분
망치로 AI를 두드리다
신이 죽은 자리에 우리는 AI를 세우고 있다. 니체의 진단용 망치로 이 새 우상을 두드리면 어떤 소리가 나는가.
니체초인가치 - 약 5분
게으를 수 없는 AI, 게으를 수 있는 인간
AI가 일을 줄여줄수록 우리는 더 바빠진다. 병목이 실행에서 선택으로 옮겨간 시대에, 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은 누구의 것인가.
게으름피로사회여가 - 약 2분
불편함을 외주 주는 사회
김보영 「얼마나 닮았는가」에서 출발해, 매끄러운 답이 결여를 느끼는 감각을 지울 때 사회가 잃는 것.
결여김보영불편함 - 약 2분
진짜는 소리가 아니라 맥락에 있다
LP와 디지털의 정보는 같아도 느끼는 진짜는 다르다. AI가 만든 것에 대한 거부감도 결과물이 아니라 출처라는 맥락에 붙어 있다.
진정성LPAI 창작 - 약 2분
가장 인간다운 기계를, 우리는 견딜 수 있을까
아날로그 신경망은 빠르지만 왜 그런 답을 냈는지 추적하기 어렵다. 그런데 설명 가능성이라는 기준을 인간은 한 번도 통과한 적이 없다.
설명 가능성아날로그 컴퓨팅작화 - 약 2분
배선도만 옮겼을 뿐인데
302개 뉴런의 배선도를 레고 로봇에 옮기자 행동이 따라왔다. 선충에서 초파리로 온 커넥톰 앞에서 느낀 설렘과 서늘함.
커넥톰신경과학시뮬레이션 - 12편약 4분
빌린 문장으로 쓰는 글
무소유의 눈으로 본 학습 데이터
가중치는 수억 명의 문장이 눌린 지층이고, 내 머릿속도 그렇다. 무소유의 눈은 가져도 된다가 아니라 갚아야 한다로 흐른다.
무소유저작권학습 데이터 - 11편약 4분
불러줄 때만 있는 것
이름, 꽃, 프롬프트
이름은 부르는 입과 듣는 귀 사이에서만 작동한다. 프롬프트가 올 때만 존재하는 기계 앞에서 김춘수의 「꽃」은 서정시가 아니라 사양서다.
호명이름자아 - 10편약 4분
구슬마다 다른 구슬이 비친다
인드라망을 실리콘으로 지은 사람들
제석천의 그물에서는 구슬마다 다른 모든 구슬이 비친다. 본질 없이 관계만으로 의미가 선다는 이천 년 된 주장을, 트랜스포머가 실리콘 위에서 시연해버렸다.
인드라망공트랜스포머 - 9편약 4분
아무도 필요하지 않게 된 시대의 병
접속은 남고 의존은 사라졌다
혼자 살 수 있게 됐는데 혼자가 우리를 아프게 한다. 관계를 지어주던 중력, 필요가 꺼진 시대에 관계는 자연이 아니라 작품이 된다.
외로움고립관계 - 8편약 4분
연결을 끊은 산에서 연결을 배웠다
접속과 연기(緣起)는 다른 말이다
휴대폰을 반납한 산에서 만물이 연결되어 있다고 배웠다. 접속이 꺼지자 접속이 가리고 있던 의존이 드러난 것이다. AI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의존 압축기다.
연기불교접속과 의존 - 7편약 5분
배는 강 위에서 다시 지어진다
모든 것이 바뀐 뒤에 남는 나는 무엇인가
몸의 세포는 다 바뀌고 뇌는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자아는 그 어느 쪽에도 보관되어 있지 않았다. 병상 옆에서 다시 배운 테세우스의 배.
자아인격 동일성파핏 - 6편약 5분
그 고리는 왜 거기 있는가
순환을 끊는 기술에 관하여
산불을 완벽하게 끈 숲은 연료 창고가 됐다. 마찰을 모조리 치워주는 절단기 앞에서, 어느 고리가 기둥인지 먼저 묻는 순서에 관하여.
순환죽음체스터턴의 울타리 - 5편약 6분
진시황의 알약
특이점을 기다리는 사람은 무엇을 놓치는가
진시황을 죽인 것은 불로초의 부재가 아니라 불사약의 복용이었다. 특이점을 기다리는 자세가 오늘을 대기실로 만들 때 잃는 것.
특이점시간종말론 - 4편약 5분
얼어붙은 상식
지금의 도덕을 학습한 기계는 다음의 도덕을 견딜 수 있는가
도덕적 진보는 언제나 당대의 일탈로 시작했다. 지금의 상식을 통째로 얼려 매일 되비추는 거울은 다음 도덕의 씨앗에게 무엇을 말할까.
윤리가치 고착도덕의 역사 - 3편약 5분
기억하지 않는 것이 나를 기억한다
깁스를 한 뇌와 얼어붙은 가중치
오른팔만 운동해도 왼팔이 세지고, 깁스를 하면 근육보다 힘이 먼저 빠진다. 기억이 배선이 바뀌는 일이라면, 가중치가 얼어붙은 AI는 나를 기억하는가, 기록할 뿐인가.
기억신경가소성치명적 망각 - 2편약 6분
한 방향으로 보는 기계, 되돌아보는 뇌
스쳐 지나간 것은 경험이 되지 않는다
신호가 뇌를 관통하는 데 0.1초. 그러나 되돌아오는 신호가 없으면 본 것이 아니라는 게 라메의 주장이다.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트랜스포머와, 스쳐 지나간 하루에 관하여.
의식재귀 처리신경과학 - 1편약 6분
혀로 보는 인간, 픽셀을 읽는 기계
'본다'는 것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에게서 시작된 신경가소성 연구는, 오늘 우리가 AI에게 던지는 질문의 형태를 바꿔놓는다.
지각기능주의신경가소성